01

연뮤를 보글보글

이 중에 하나쯤은 당신 취향이 있겠지 
-석예원

02

편의점 잔혹사

소'물'리에 
-송유선

03

음악감상문

네 번째 playlist < 항해일지 >
-문혜경

04

맛있는 음식에 추억을 곁들어

< 앤 빠스떼우 > 탐방기
-신동현

05

우리집 고양이를 소개합니다

우리집 얼짱 막내 별이
-이다울

06

집밥 황선생

딜레버 만들기 : Dill, Lemon, Butter
-황선주

07

찜한 목록

나갈 수 없는 봄, 드라마나 보자!
-김화주

08

마니또 후기

너와 나의 비밀 친구
-극작 전공

09

나의 항해일지

< 항해일지 > 에세이
-극작 전공

10

학회를 마치며

끝나지 않을 우리의 항해
-학회 지음



01

연뮤를 보글보글
이 중에 하나쯤은 당신 취향이 있겠지


-석예원- 






벌써 마지막 웹진을 쓰게 되었습니다. 일 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총 네 편의 글을 소개할 수 있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소개하고 영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무슨 작품을 소개해야 할지 상상 이상의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정말 마지막인데... 고민의 고민을 거쳐 결국 저는 다짐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다 소개하기로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작품의 세세한 설명이나 분석, 감상 등을 남길 수는 없겠지만, 마지막이니 만큼 더 눈치 보지 않고, 제 취향을 맘껏 가미해 열심히 자랑해보겠습니다. 음, 
제 관극인생 중 일부를 기록한 ‘항해일지’라고 생각해주세요!

여기서 또 고민이 생깁니다. 언제부터 써야 할까? 사실 뭐 이렇게 착실하게 공연을 보러 다닌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나름 극작가를 꿈꿨던 시간이 길었고, 그렇기 때문에 옛적부터 연극 뮤지컬 찾아보는 걸 참 좋아했습니다. 그러면서 좋은 작품들도 많이 만났고요! 세상에 좋은 작품은 정말 많고, 다 소개해보고 싶으나, 제 체력과 인내와 분량 상의 문제로 절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제 인생극을 처음! 찾은 그 때부터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201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가보겠습니다.


 2019. 09           뮤지컬 < 시라노 >

 시인이자 검투사인 시라노는 괴상한 코라는 외모 콤플렉스를 가졌지만 굴하지 않고 능력껏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시라노가 사랑하는 록산은 그가 고백을 망설이는 사이에 시라노의 부하인 크리스티앙과 사랑에 빠지게 되죠. 크리스티앙도 그런 록산에게 점점 끌리지만, 형편없는 말솜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그런 그에게 시라노는 대신 록산에게 편지를 써주기로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라노라는 다리를 통해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깊어져가고, 시라노의 짝사랑은 깊어져갑니다.

시라노는 늘 위풍당당하고, 자신보다 계급이 높은 귀족에게도 굴하지 않는 인물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부끄러움을 알았고,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기꺼이 숨길 줄 아는 헌신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사랑은 운명이라고들 많이 말하지만, 결국 운명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변화하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는 내내 시라노라는 인물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록산 유죄...) 넘버와 퍼포먼스, 분위기와 스토리까지 흠잡을 데 없는 뮤지컬이었습니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따뜻하고 반짝반짝 예쁜 뮤지컬을 좋아하신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2019. 10.             뮤지컬 < 랭보 >

제목에서부터 보이는 것처럼 시인 ‘랭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프리카에 마지막 시를 남겨두었다는 랭보의 유언을 듣고 그의 친구 들라에는 오랜 시간 랭보와 함께 글을 썼던 시인 베를렌느와 함께 아프리카로 떠납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의 과거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작품 안에서 랭보는 인생은 끊임없는 불행의 연속이지만, 그것을 마주할 때 비로소 삶의 진가를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남들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평생 마음 가는 데로 살아온 랭보와, 현실과의 타협점에서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던 베를렌느, 하고 싶은 게 뭔지 알지 못한 채 오랜 방황을 해야 했던 세 인물의 삶이 맞물리며
과연 인생은 어떻게 그려지는 것인가? 하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나아갑니다.

이건 TMI인데 김수로 배우님이 멋진 피디로 활동하셨습니다. 그가 재연 막공날 말하길 2년 뒤에 올 거라고 하셨으니까요... 다섯 달 정도 남았네요. 늘 소개하고 싶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아 그러지 못했던, 제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작품입니다. 제 진심이 닿으셨다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19. 11.           뮤지컬 < 머더러 >, 연극 < 엘리펀트 송 >

< 엘리펀트 송 >은 세세하게 리뷰해 놓은 웹진이 있으니 궁금하시다면 ‘겨울호’ 찾아봐주세요!
뮤지컬 < 머더러 >는 2차 세계대전의 종전 지점, 한 수용소를 배경으로 합니다. 수용소에 갇힌 다섯 명의 아이들은 건물이 무너지며 고립되게 되고, 무너진 틈새로 한 어른을 만나게 됩니다. 도와줄 방법을 찾아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만을 믿으며 버티던 도중, 아이들은 어두운 구석에 숨어있던 아주 연약한 아이 한 명을 발견합니다. 이들은 함께 어른을 기다리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어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4’가 불길한 숫자로 여겨지는 것처럼, 외국에서는 ‘6’이 불길한 숫자의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아이의 등장으로써 6이라는 숫자가 완성이 되고, 식량도 부족해지고 어른은 돌아오지 않자 아이들은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갑니다. 게임을 통해 누군가를 배제하려 하고, 갖가지 싸움을 일으키기도 하죠.

순수했던 아이들이 전쟁이라는 악몽 속에서 어떻게 변하는 지 보여주는 동시에, 늘 전쟁통인 우리 사회 속, 살아남기 위해서 이기적으로 성장해야만 하는 씁쓸한 현실도 함께 보여줍니다. 메시지 자체가 묵직한 만큼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작품이었습니다.


2019. 12.           뮤지컬 <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 - 겨울호 수록


2020. 03.           뮤지컬 < 최후진술 > - 가을호 수록


2020. 04.          뮤지컬 < 라흐마니노프 >

풀네임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라흐마니노프. (러시아는 왜 이렇게 복잡한 이름을 쓸까요) 작곡가로 잘 알려진 라흐마니노프의 인생 일부를 담은 작품입니다. 첫 번째로 발표한 교향곡이 대중들에게 외면 받으며 슬럼프에 빠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정신의학자인 니콜라이 달을 만나며 고통스러운 시기를 극복해나가 새로운 곡을 쓰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우선 이 작품은 소극장 뮤지컬이지만, 짱피아노와 현악 4중주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의 라이브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무대 위에 오케스트라가 올라와있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모든 넘버가 라흐마니노프의 곡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것도 큰 특징입니다. (그래서 이 공연을 보고 나면 라흐마니노프의 클래식을 가사 없이 들을 수 없게 됩니다. 자동재생.)


니콜라이 달은 라흐마니노프의 차가운 대접 속에서도 그를 슬럼프에서 극복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끊임없이 그가 사랑을 받는 사람이며, 그 자격이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데요. 그 말이 순간 공연을 보고 있는 나에게 하는 말 같이 다가와 울컥, 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라흐마니노프는 니콜라이 달을 통해 너무 슬퍼서 외면했던 그의 누나 옐레나에 대한 추억을 상기하고, 고통 속에서 조건 없이 건네주었던 옐레나의 헌신적인 사랑을 떠올리게 됩니다.


저도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글에 대한 평가가 나 자신에 대한 평가로 다가올 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좀먹게 될 수밖에 없었는데요. 두 달에 걸쳐 이 작품을 찾아보면서 그런 자학 속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말 의미 있게 다가온 작품이었습니다.


2020. 06.         연극 <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

<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은 네 명의 학생이 생일을 맞은 엘레나의 집에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작품입니다. 사실 학생들에게는 시험지 조작이라는 또 다른 목적이 있었는데요. 답안지를 보관해놓은 금고의 열쇠를 두고, 엘레나와 네 학생 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자본주의의 도래와 ‘절대 악’에 대해 날카롭게 고찰하는 작품입니다.
자본으로 만들어지는 권력 아래에서 인물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보여주고, 동시에 완전한 악인으로 보여지는 인물이, 같은 목적을 가진 그룹 안에서는 선인처럼 비춰지는 것을 보여주며 ‘이 인물은 정말 악인인가?’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선과 악, 개인의 양심, 도덕성, 사회질서의 붕괴를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며 수많은 문제를 시사하고 끊임없이 던져냅니다.


본 공연 때까지는 잔뜩 몰입해 보고 있다가, 커튼콜에서야 긴장이 풀리며 박수도 못 치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동시대적 의미도, 존재의 가치도 출중한 작품이니 기회가 된다면 꼭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020. 07.       뮤지컬 < 어쩌면 해피엔딩 >

조금 먼 미래. 마치 사람처럼 행동하는 AI로봇인 ‘헬퍼봇’이 대중적으로 사람들에게 사용되기 시작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 중 버려진 헬퍼봇들이 한데 모여 있는 낡은 아파트에서 주인공인 올리버는 충전기를 빌리러 온 클레어를 만나게 됩니다. 감정도, 행동도 모두 사람에 의해 프로그래밍 된 두 헬퍼봇들은, 사람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면서 서서히 감정에 대해 배워갑니다.

제가 소개했던 작품 중 가장 따뜻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프로그래밍된 두 로봇이 서로에 의해 낯선 감정을 일깨워가고, 스스로 학습하며 모진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나아가는 두 로봇의 삶이 짠하기도,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어쩌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들의 이야기를 전달함과 동시에,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 쉽게 버려지고 대체되는 로봇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의 이면도 함께 조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가까이 다가오기도 합니다.


어쨌든 ‘사랑’이라는 커다란 주제 속에서 그리움, 추억, 성장, 도전 등의 키워드가 뭉쳐 하나의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그들의 삶이,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삶은 어쩌면, 해피엔딩이라는 이야기를 전달해줍니다. 삶이 지칠 때 보기 딱! 좋은 작품이라 평해봅니다.


2020. 08.       뮤지컬 < 펀홈 > - 여름호 수록


2020. 09.      뮤지컬 < 썸씽로튼 >

놀랍게도 위에 소개한 작품이 (시라노 빼고!) 다 소극장 작품이지만, 전 대극장 작품도 알차게 잘 보러 다닙니다. 지갑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실시간으로 들어 슬프지만요.

< 썸씽로튼 >은 무명 작가 닉 바텀이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입니다. 뮤지컬이 탄생하기 이전의 르네상스시대. 노스트라다무스는 미래에 음악과 연극이 합쳐진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유행할 거라고 말해주면서 당시대 유명 작가였던 셰익스피어의 역작을 귀띔해줍니다. 하지만 어설펐던 능력 탓에 ‘햄 오믈릿’이라고 작품을 설명하고, 닉은 그의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햄 오믈릿’의 공연을 준비합니다.


우선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앙상블들의 열연과 흥미진진한 전개로 지루할 틈이 없는 공연입니다. 제일 흥미롭게 보았던 건 이 극의 코믹적 요소였습니다. 많은 작품들은 이야기의 환기를 통해 무리하게 코믹적 요소를 집어넣기도 하는데요. 종종 몰입을 깨뜨리는 부작용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코믹 자체를 톤앤매너로 잡으면서, 인물의 성장과 실패, 좌절을 적절히 섞어내 유쾌하게 균형을 잘 이룬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찾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던 인물이, 표절(?)이라는 모종의 사건을 거치며 진짜 자신의 작품을 찾아가고, 반성하며 성장하는 과정이 재밌으면서도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아마 글을 쓰는 여러분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일 겁니다.


2020. 10.      뮤지컬 < 시데레우스 > - 가을호 수록


2020. 11.      연극 < 오만과 편견 >

여러분 모두 오만과 편견 읽어보셨나요? 이 작품은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 ‘오만과 편견’을 각색해 만든 작품입니다.
원작 속에서는 여러 명의 인물이 등장하지만, 연극 < 오만과 편견 >은 오로지 두 사람만이 나와 한 시간 반을 이끌어갑니다. 일인 다역을 하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둘 뿐이지만, 그들의 무대 장악력이 상상 이상의 힘을 발휘합니다. 캐릭터 이름도 A1, A2로 지정되기 때문에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만과 편견은 말 그대로 오만과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무의식 속에서 발현되는 우리의 오만과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어느 누구도 타인의 오만 아래에서, 편견 아래에서 살 이유는 없다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으로 볼 때는 잘 느껴지지 않던 메시지가, 연극이라는 시각화를 통해 살갗으로부터 느낄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 지루할 수 있는 고전을 재미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정말... 재밌습니다.


2021. 03.      뮤지컬 < 베르나르다 알바 >

 두 번째 관람만을 위해 부산에서 무박 2일 하게 만든 작품입니다.
이 작품도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라는 희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입니다.
옛날 옛적 스페인, 어느 작은 마을에~ 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남편이 죽은 후 집에서 8년 상을 지내게 된 베르나르다와 그 딸들이 철저하게 절제된 삶을 강요받게 되며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정절을 요구당하고 여자로서 절제된 삶을 살아야만 했던 인물들을 바라보며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의 회의감을 가져다주다가도,
그 어느 때보다 몸을 아끼지 않으며 무대에 임하는 열 명의 여배우들을 보고 있자니 삶의 열기와 열정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아이러니한 작품이었습니다.


이 시대에 더 의미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말 오천 번 들으시는 것보다 직접 관람하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막을 내리긴 했지만... 조만간 올 거라고 기대합니다. 아마도요.


 2021. 04.       뮤지컬 < 붉은 정원 >

기대를 하나도 안 하고 봤다가 (심지어 초대권 받아서 봤습니다) 뒤통수 열다섯 대 정도 맞고 나온 작품입니다. 보는 내내 ‘뭔데? 좋은데? 좋은데?’를 속으로 연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몰락 귀족의 딸인 지나의 옆집으로 투르게네프 가족이 이사를 오게 됩니다. 우연히도 지나는 그 집의 가장인 빅토르 투르게네프의 팬이었고, 이반은 책을 사랑하고, 늘 당찬 지나에게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버려진 정원을 중심으로 마주하게 되는 세 사람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우선 넘버가 좋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보는 내내 내가 지금 러시아에 있는 건지 공연장에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시대와 장소의 분위기를 정말 잘 살린 넘버를 두 시간 동안 감상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입니다. 물론 오만원을 기꺼이 지불할 용기가 필요하지만요.


플롯이 절대 단순하거나, 이야기 흐름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인물들 사이에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필요하고, 비슷한 듯 보이는 인물들이 완전히 다른 삶의 방향성을 추구하면서 충돌하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스파크가 보는 내내 짜릿함을 가져다줍니다. 이야기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든 현실 속에서 적당한 지위를 유지하며, 문단의 혹평을 견디며 살아야 했던 빅토르가 지나라는 인물을 만나며 변해가는 과정이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생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기 마련이죠.


아무튼 제가 올해 들어 가장 사랑하게 된 작품임은 틀림없습니다.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을 기약해보겠습니다.




이렇게 제 항해일지가 마지막 페이지에 달했습니다.

사실 작품을 추천한다는 것이 워낙 까다로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취향은 너무 천차만별이고,

만약 추천했다가 별로라고 하면 죄책감까지 느껴지니까요.
이번 기회로 그런 것들 신경 쓰지 않고, 내 취향 마음껏 발설해가며 작품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쩌면 평론이 저와 맞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평론 쓰는 걸 딱히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작품을 소개해드렸는데, 나중에 우연한 기회로 작품을 보게 되신다면 제 글이 한 번쯤 기억났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그게 여러분의 취향이면 더 좋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새로운 노트를 사고, 계속해서 일지를 이어나가기 위해 새로운 작품을 찾는 항해를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만나요~,,,

 



02

편의점 잔혹사
소'물'리에
-송유선- 

※ 극극극 주관성을 띠고 있습니다. 참고는 당신의 자유.


세상에는 섬세함을 가진 많은 직업이 존재한다. 우리가 글을 쓰고 하나의 세계를 섬세하게 다루는 것처럼 다른 분야의 사람들 역시도 각기 다른 섬세함을 살려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간다. 우리가 가는 이 길을 항해라고 생각할 때 나는 이번 마지막 기획을 통해 여러분들의 앞길이 잘 흘러길 기원하며 
편의점별 가장 ‘스페셜’한 물을 찾아볼 것이다. 우리의 몸은 70퍼센트의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고 하지 않는가? 여러분들의 몸속 수분들의 전진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워터소믈리에처럼 섬세한 혀끝으로 미네랄과 영양소와 무게감과 목 넘김과 무게를 두루두루 평가해 볼 것이다.

1. GS25 지리산 (GS편의점 600원)

뚜껑은 스무스하게 열린다. 시간이 지나서 한모금을 마셔보니 묘하게 무거운 솜이불같은 느낌이 들었다. 첫 번째 물이라 무게감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맛 자체는 밋밋한 맛이 강했다. 지리산에서 내려온 물이라서 깊은 산속에서 퍼올려진 묵직하면서도 상쾌한 맛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사실 공원에서 먹는 아리수랑 크게 다를 게 없는 느낌이다.

-엄마 : 밋밋하다.

2. 세븐일레븐 깊은 산속 옹달샘물(세븐일레븐 600원)

뚜껑이 가장 하드하다. 지에스는 한번에 아드득 하고 땄는데 이건 손바닥에 타이어 자국이 생길 정도로 질겨서 포기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이 물이 유독 그런것인지 모르겠으나 고무장갑으로 한방에 해결했다. 일단 내가 마셔봤을 때는 가장 가볍고 소프트한 맛이다. 묘하게 공기층이 더 많은 느낌인데 옹달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약한 맛이다. 생각해보니 모든 편의점 PB 생수의 가격이 똑같은 것 같다. 600원으로 통일된 것 같으니 취향껏 골라보자! (사실 취향보다 거리에 가까울지도.)
     
-엄마: 지에스랑 거의 똑같다. 처음 것보다는 더 밋밋한 맛.

3. 미네랄 워터(CU 600원)

최근 포장지를 제거하는 것에 있어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씨유역시도 그런 친환경적인 변화에 앞장서는 것인지 따로 비닐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 찾기 굉장히 애를 먹었는데 그와 반대로 뚜껑은 아주 스무스하게 잘 열렸다. 일단 묘하게 단맛이 올라왔다. 이것을 인위적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먹을 때 약간 물린다, 살짝 느끼하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엄마-그만 맨날 먹는 물맛, 밖에서 사 먹는 삼다수같은 물맛. 단맛이 난다.
동생-더 인위적인 물맛이 난다. 싼 물맛, 알바하던 가게에서 많이 먹은 맛이다.



이제부터 용암수들의 대격돌이다. 어떤 용암수가 진정한 용암수일까?

 

4. 제주 용암수 (지에스 900원)

신제품이라고 내걸며 용암수 1등 기업! 이라고 아주 자랑스럽게 붙여놓은 것을 보고 낼름 집어왔다. 얼마나 깊은 맛을 품고 있다 먹어 봤는데 생각보다 가벼웠다, 순한 것 같으면서도 딱히 임팩트가 없는 특징이 없는 맛이다.
     
엄마- 아까 말한 지에스 물이랑 이거랑 옹달샘이랑 비슷하다. 다들 밋밋한 맛.
동생- 용암맞아?

5. 닥터 유, 제주 용암수(씨유 1000원)

 구입한 물 중에서 제일 비싸다. 비싼 물값을 할는지 모르겠지만 이름에 닥터가 들어가니 괜히 몸에 좋을 것 같고 전문적인 것같은 착각이 든다. 오리온에서 출시한 물로 용암수를 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물 중에 하나이다. 일단 단맛이 없다. 딱 깔끔한 맛을 지니고 있으며 목넘김이 좋다. 묘하게 쓴맛이 느껴지는 듯한데 용암수의 그 이미지를 생각해봤을때는 개인적으로 이 물이 가장 용암수같다는 생각이들었다.


-엄마 : 소금을 탄듯한 짭짤하고 씁쓸한 맛이 난다.
-동생 : 소금을 물에 아주 약간 탄듯한 무거운 맛난다.

*막간에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가장 존재감이 확실한 물맛을 가려보기로 했다.

원래는 박진감 있는 연출을 하고 싶었으나 아주 예의가 바른 동생이 사진은 한 장만 부탁하라고 못을 박아서 이렇게 결론만 말하게 되었다...(흑흑..) 신기하게 결과는 엄마가 3가지 물이 비슷하다고 한 종류에서 옹달샘을 제외하고 모든 문제를 맞췄으며, 동생은 싼 물맛이라 별로라는 씨유 미네랄워터와 짠맛이 난다는 닥터유 제주 용암수를 맞췄다. 

그렇다면 나는...? 

이미 물배가 찰 만큼 차버린 나는 닥터유 용암수를 제외하고 모든 문제를 틀렸다. 그리고 꼴찌가 된 나는 마치 폭탄주처럼 폭탄물을 말아주는 동생에 의해 벌칙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마시고 나니 세수를 하지 않아도 안에서 자동 클렌징이 되는 느낌이랄까.

최종 결론

확고한 맛. 에비앙은 비싸, 기존의 물과 다른 경험을 하고 싶어! -닥터유 제주 용암수
싼 맛 – 씨유 미네랄 워터
나머지 – 지에스 지리산, 세븐일레븐 옹달샘, 제주 용암수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로다.

 사실 뭐가 다른지 예민하게 캐치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다 똑같은데 어쩌지?’라고 생각하다
계속 마시다 보니 신기하게도 차이점들이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똑같다고 생각하는 그것들이
과연 똑같은 것일까? 나는 이번에 혀끝으로 섬세함을 느껴보는 것에 대한 공부를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가 글을 쓸 때 이 물을 마시는 것처럼 무수한 수정본을 봐도 이거나 저거나 다 똑같이 보이고,

차이점이 잘 보이지 않는 순간들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차분하게 혀끝으로 물의 감각을 느끼는 것처럼
우리의 작품에 집중하다 보면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보이고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나는 또 다른 세계를 향해 흘러가지만 여러분들과 언젠가 맞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03

음악감상
마지막 playlist < 항해일지 >

-문혜경-

 

지난달 부산에 가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다 온 일이 있습니다. 때 이른 해수욕을 즐기지도, 모래성을 쌓지도 않고 그저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봤어요. 문득 얼마나 넓은 곳일지 가늠도 안 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모두 한 척의 배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을 실어 나르는 여객선, 절망을 낚는 어선, 졸업 준비에 아득한 요트… 저마다의 바다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들로 항로가 결정되고 있을 거란 생각도요.

‘계절은 다 지났고 사람들은 구출되어 각자의 여름으로 떠났지만 여전히 어떤 사람과 나는 남아서 쇄빙선처럼 얼음의 방향으로 간다.’


겨우 어제에서 오늘이 된 것뿐인데 짐은 늘어만 가고 그저 남들처럼 사는 것만이 옳은 것 같았던 그 날, 모래사장에 앉아 읽은 시입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모두 표류 아니면 항해일 거예요. 처음 마음에 새긴 목적지만 분명하다면 속도나 방향은 아무렴 괜찮은 거죠. 


여러분만의 보물섬이 궁금해지는 이 밤, < 음악감상문 > 봄호도 닻을 올려봅니다.



 출항 – 안예은

천재 싱어송라이터 ‘짱예은’의 신보 < 섬으로 >에 수록된 타이틀곡이다. 이 곡을 통해 기나긴 입덕 부정기를 끝내고 마침내 그가 최고 존엄의 킹갓제너럴임을 인정하게 됐다. 서정적, 동양적인 작사가 주특기인 안예은답게 < 출항 >에서도
 ‘인생을 안다면 신선이라, 어찌 사람이겠소’ 같은 킬링 벌스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리스너를 다짜고짜 배에 올라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사극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큰 매력이다. 돌풍이든 비바람이든 굳건히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은 보너스. 대중교통에서 들었다가는 나도 모르게 비장해지는 표정으로 인해 마주 앉은 이의 웃음을 살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

바다 끝 – 최백호

< 낭만에 대하여 >로 유명한 최백호 님의 곡이다. 깨끗하고 중후한 목소리가 특징인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나 또한 공연히 맘속에 품고 있던 나쁜 것들을 다 풀어놓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간 온갖 기억을 묻고 날려버리고 태우는 표현은 무수히 봐왔어도 
‘그곳에 물결처럼 춤추던 너와 나를 놓아주자’ 하는 가사는 차원이 다른 감탄을 자아낸다. 버려진 사랑으로 가득한 심해에서는 어떤 드라마나 영화도 유행하지 않을 것만 같다. 이 곡을 사랑을 잃고 망망대해에 표류하는 ‘실연호’들에게 바친다. 이만 놓아주자, 지나간 그때의 ‘우리를 몰라’야만 새로운 사랑의 대륙으로 나아갈 수 있다.

보물섬 – 밀릭

맹목적인 사랑이 가끔 사람을 얼마나 치졸하게 만드는지 떠올려본다. 내게도 누군가 사이를 방해할까봐 겁이 났을 정도로 좋아했던 사람이 있다. 식당에서 볶음밥을 볶아주시는 사장님까지 뜨겁게 견제했던 때. 함께 있는 시간과 동시에 마시고 뱉는 공기가 소중해 정신마저 쏙 빠지던 때. 그때의 심정을 대변한 곡이 이 보물섬이다. 매력적인 상대를 보물섬으로 비유해, 그곳에 닿을 때까지 어떤 방해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이 곡은 짝사랑을 막 시작한 이들에게 추천한다. 초여름 맥주 한 캔을 알딸딸하게 마신 상태로 들어보라. 이제 짝사랑도 약간은 도발적으로 하는 시대가 왔구나… 싶을 것이다. 질척+구질+찌질 3단 콤보의 짝사랑 클리셰에서 벗어나 상대의 매력을 맘껏 앓아보자.

고래 – akmu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이 어떤 의미로 고래예찬가를 만들었는지 정확히 알기란 힘들지만, 이 곡은 ‘악뮤 감성’이 정점을 찍은 곡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특별한 가사를 가지고 있다. 라면과 빙수를 거쳐 고래로 세상을 이야기하는 능력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탐이 날 정도로 훌륭하다. 어부들이 가장 포획하고 싶어 하는 게 고래이지 않나. 나는 이 곡을 통해 가진 게 많을수록 외부의 공격도 거세지는 공식을 떠올린다.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 유독 내게만 야박한 것 같아 마음 졸이는 사람이 있다면 안심하라. 
그건 당신이 잡아 묶어두고 싶을 만큼 가치 있는 존재라는 증거니까.

파도가 끝나는 곳까지 – day6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닷길 위에서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은 역시나 소중한 사람일 것이다. 유난히 고된 하루를 보낸 날이면 소주 한 잔을 함께할 친구, 안아줄 가족, 내 편이 되어줄 애인을 찾게 되듯 말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수십 분의 거리를 단 오 분 만에 걸어온 것 같은 느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내가 축지법을 쓸 수 있게 되었을 리 없으니, 그건 오롯이 곁에 있던 이의 능력이다. 나는 오늘 누구에게 파도를 능히 견딜만한 힘을 주었는지 생각해본다. 물론, 정말로 되고 싶은 사람은 파도에 함께 젖은 뒤 컵라면에 물을 부어주는 쪽이긴 하다. 그나저나, 이렇게 애절한 데이식스의 호소를 듣고도 무심히 곁을 떠날 이가 세상에 있긴 할까?





My My - 세븐틴

사랑하는 단짝 친구가 요새 푹 빠진 노래다. 노래 가사 중 일부를 타투로 새기고 싶다고 할 정도로 '마이 마이'를 사랑하는 웅인(가명)이가 하루 온종일 흥얼거린 덕분에 나까지 셉며들었다. 머글이 아이돌 노래를 집에 와서 찾아보고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다는 건, 아티스트가 누구냐와 별개로 곡 자체가 훌륭하다는 뜻이다. 기필코 여름이 오기 전까지 안무를 다 외워 웅인이와 함께 중앙계단에서 춤추고 싶다. 여러분도 청량함을 한 가득 만끽해보시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무대 영상 정주행도 놓칠 수 없는 재미!

그리고 나는 사실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웅인이라는 바다를 오래오래 항해하고 싶어진다. 이미 찾아낸 곳 말고도 아득히 미지에 있을 웅인이의 작은 섬 하나에서까지 머물며 함께하고 싶다. 보물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웅인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은 충분해진다.

일 년, 네 계절을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단 한 곡이라도 여러분의 ‘그 때’에 
< 음악감상문 >이 스며들었다면
저는 행복한 사람일 거예요.
그럼 우리는 언젠가 또 만나요!

 

 

 



04

맛있는 음식에 추억을 곁들여
‘앤 빠스떼우’ 탐방기


-신동현-


여러분의 항해는 안녕하신가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봄과 함께 돌아온 맞음추곁의 신동현이라고 합니다.

누군가는 근처 섬에 정박하셔서 정비를 하고 계실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다른 이들보다 빠르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기도 할 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폭풍우를 만나 발버둥치고 있을 수 있죠. 저의 항해는 근처 섬에 정박해서 정비를 하고 있는 거 같아요. 코로나 19라는 폭풍우를 만나 배가 많이 망가졌거든요. 정비하고 나아가려고 해도 막상 겁이 나네요. 이러다 영영 섬 안에 갇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저는 지금 두려움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온전히 지켜봐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서 어떤 해류가 나를 이끌어 줄지, 어떤 바람을 타야 빠르게 나아갈지, 저는 지금 두려움을 보며 나아갈 준비를 합니다. 이후 추억을 곁들일 때 더 자세히 말하도록 하고 여러분들은 어떤 상황인가요? 정말 많이 궁금합니다. :)


본론으로 들어가 봄에는 어떤 맛있는 음식을 소개할 것이냐?
바로바로~ 두구두구두구! 파릇파릇한 채소를 옅볼 수 있는 
'앤 빠스떼우'입니다.

 앤 빠스떼우(소소한 부엌 & 빠스떼우)

위치 : 고잔동 640 서울예술대학교 기숙사 지하 113호(연연생활관 상가)


운영시간 : 12시부터 6시까지. (요즘은 코로나라 자유롭게 오픈하시는 거 같아요.)


메뉴

소고기 빨메지아나 - 9000원
닭고기 빨메지아나 – 7000원
*수제 천연발표 콩 치아바타일 경우(플레인 치아바타와는 1000원 정도의 가격차이)
*가지버섯 치아바타 – 6500원
*햄치즈 치아바타 – 6000원
*닭고기 치아바타 – 6500원


빨메지아나는 브라질식 스테이크입니다. 같이 나오는 메뉴로는 스테이크, 느린 텃밭 샐러드, 브라질식 볶음밥, 천연발효빵과 스프레드가 나옵니다. 아래 참고 사진의 오른쪽이 소고기 빨메지아나, 왼쪽이 닭고기 빨메지아나입니다.

치아바타는 말그대로 치아바타 빵에 주재료와 채소들을 채워 만들어진 샌드위치입니다. 아래 참고 사진은 가지버섯 치아바타입니다.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좁아요. 4인 테이블이 3개 정도가 있는데 그래도 그만큼 아늑한 느낌이라 좋아요. 실내 디자인은 약간의 내이츄럴함과 나무 가구들이 비치되어 있어서 정말 소소한 농부의 부엌 같다고 할까요? 정말 좋습니다. 만약, 좁은 실내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자리가 가득 찼다면 날씨가 좋은날 방문하셔서 야외 테이블을 이용해보시는 것도 추천 드려요.

최근에 사장님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로 새로운 분들로 바뀌셨더라고요. 하지만 맛은 변함없이 좋았어요. 사장님이 바뀐 이후로 코로나 19로 인해 자주 찾아가지 못했지만 갈 때마다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저는 평소 안산에서 자취할 때 배달음식을 주로 시켜먹거나, 간단한 조리식품, 편의점 음식 등으로 끼니를 때웠는데 너무 건강하지 않은 느낌을 많이 받았었거든요. 그래서 매주 본가를 내려가 건강한 밥을 먹고 올라왔었는데 빠스떼우를 알고 난 후로는 
건강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본가에 내려가는 걸 줄였던 기억이 나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소고기 빨메지아나를 굉장히 좋아해서 여러분들에게 추천 드리고 싶네요. 한 번 드셔보시고 ‘맛이 없다.’ 라고 하신다면 가지버섯 치아바타 사드리겠습니다. 근데 진짜 맛있어요. 소고기 빨메지아나를 강력 추천 드립니다.

네, 그렇다면 이제 추억을 곁들여 볼 시간이 다가왔네요. 지금부터 완성된 소고기 빨메지아나 위에 제 추억을 얹어보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가기에 오해의 소지 없이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서울예술대학교라는 섬을 목저지 삼아 항해를 시작했고, 결국 도착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막상 도착했을 때, 아니 그 목적을 달성하고 나서의 허무함이라고 해야 하나 무기력함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거 같네요. 무기력함이 저에게 가장 크게 다가왔어요. 정말 큰 꿈을 품고 항해를 떠나 도착한 학교였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코로나 19가 저의 학교생활에 있어 재미를 모두 빼앗아갔거든요. 그렇게 제 배는 원동력을 잃고 섬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정착된 삶 안에서 생황을 하던 도중, 친구가 밥을 먹자고 하더군요. 그것도 빠스떼우에서 말이죠. 저는 이때 처음 빠스떼우를 갔어요. 그리고 근황에 대해 “학교생활 어때?”라며 제게 물었습니다. 저는 이 허무함과 공허함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너무 재미가 없고, 뭐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그러더니 그 친구도 “나도 모르겠어.”리고 답해줬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해주는 말이 “나도 모르겠어.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온 건 분명한데 말이야. 근데 여기를 나간다고 해서 달라질까? 나는 조금 느리게 갈래” 이렇게 말하고는 빠스떼우 메뉴판에 적혀있는 느린 텃밭 샐러드를 가리키며 소고기 빨메지아를 시켰습니다.


그렇게 밥을 먹고 넘어갔던 이야기였는데, 그 말이 지금에 와서는 “도착한 섬에서 바로 나가 다음 섬에 도착한다고 한들, 그 기분에 변화가 있을까? 그냥 느리게 가면서 주변을 볼래”라고 말하는 것처럼 스치듯 떠올랐습니다. 정말 별것 아니었던 말이 지금에 와서 다르게 들리는 게 어쩌면 저 말이 제게 이렇게 다가올 때까지 정비할 시간을 주었던 게 아닐까요?



여러분에게도 과거에 들었던 말이 현재에는 다르게 들린 말이 있나요? 과거의 항해 일지를 돌아보면서 지금의 항해 방향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저는 이제 다시 항해를 하려고 합니다. 반년의 시간동안 정박해 있으면서 돌아본 것이 많습니다. 제가 지나왔던 항해일지를 보며 날마다 변하는 주변을 조금은 더 관찰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항해는 어떤가요? 너무 빠르지는 않은가요? 목적지를 잃었다면 가끔은 저처럼 어느 섬에 정박해 주변을 둘러보며 재정비해보면 어떨까요?
 



지금까지 맛음추곁에 신동현이었습니다. :)
여러분의 항해가 진심으로 무탈하길 기원합니다.
지음여러분도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05

우리집 고양이를 소개합니다
우리집 얼짱 막내 별이 

-이다울-

안녕하세요! 이 말도 안 되게 귀여운
고양이는 우리집 막내 ‘별’이에요.

올해로 나이는 여섯 살 정도 됐는데, 정확히는 알 수 없어요. 길가에서 태어났다가 다른 형제들에 비해 몸집도 작고
약해서 버려졌고, 구조의 손길을 거쳐 아늑한 우리집까지
오게 됐거든요. 

열 페이지 가득 채우는 소개 글보다
사진 한 장을 더 좋아하실 것 같아 사진을 많이 준비했어요.
귀엽게 보지 않을 수가 없겠지만,
그래도 예쁘게 봐주세요!

 

별이는 하얀 털이 가장 많아요. 이마와 꼬리를 제외하곤 전부 하얀 털인데, 특이하게 엉덩이 위쪽에 커다란 점이 있어요. 저 부분만 동그랗게 어두운 털이 자라더라고요. 가끔 저 점을 누르면서 입으로 ‘띵동!’ 소리를 내면 아주 당황해하고 귀여워요.

 

별이는 가족 중 언니(필자 본인)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수준이 집착에 가까워요.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집 안에서도 본인의 영역을 정하는데, 제 방이 별이의 유일한 영역이에요. 제가 방에 없거나 화장실만 가도 방으로 돌아가자고 울면서 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답니다.

 

그래서 제가 잠에서 깨고 가장 먼저 보는 광경이 이겁니다. 별이는 제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쿠션이나 카페트에서 잠을 자는데, 제가 일어날 때쯤 뒤척이면 귀신같이 알아요. (진짜 귀신같이 눈치채서 가끔 소름 돋기도 해요) 그러면 바로 제 침대로 올라와서 제가 눈을 뜰 때까지 집요하게 쳐다봅니다. ‘어서 일어나서 나를 만져라’라는 표정이네요.

 

요게 바로 그 쿠션입니다. 원래 강아지용인데 스몰 사이즈를 샀더니 딱 맞더라고요. 원래는 주로 카페트에서 자다가 이걸 사준 이후론 대부분 여기서 잡니다. 이제 슬슬 더워져서 시원한 소재의 쿠션으로 바꿔줄까 하는데, 이것만큼 좋아할지는 모르겠네요. 

 

원래 자주 자던 카페트는 여기예요. 제 침대에 바짝 붙여놓은 발 카페트인데, 폭신해서 좋은지 여기서 항상 잤어요. 역시 자는 모습이 제일 천사 같습니다.

 

왼쪽이 거의 5년 전 사진이고, 오른쪽이 최근 사진인데 자는 모습이 아직도 똑같지 않나요? 소개할 사진들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너무 귀여워서 넣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가끔 저렇게 딥슬립 하는 순간에는 혓바닥이 나오기도 하고, 제가 아무리 만지작거려도 잘 안 깨요.

 

가끔은 진짜 공처럼 동그랗게 잘 때가 있는데, 저럴 땐 항상 저 상태 그대로 들어 올려서 쏙 안고 뽀뽀를 퍼붓게 됩니다. 절대 참을 수 없어요.

 

요 사진들은 되게 ‘얼짱’처럼 나와서 제가 좋아하는 사진인데, 나름 안쓰러운 사연이 있어요. 이가 아픈 바람에 병원에서 발치를 하고, 아직 마취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거든요. 그래서 평소보다 눈동자가 훨씬 커요. 대신 지금은 아주 건강하답니다!

 

이것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난데, 너무 새침떼기 앙큼 고양이처럼 나오지 않았나요? 입모양하며 윙크하는 눈까지... 만화에 나오는 고양이 캐릭터 같아요. 아, 너무 귀여워

 

이건 별 건 아니고, 그냥 제가 필름 카메라로 찍은 별입니다. 초점은 잘 안 맞았지만, 또 그냥 그런대로 느낌 있게 나온 것 같아서 자랑하려고요. 제 방에 1인 암체어가 있었을 땐데, 그땐 거기서도 되게 자주 잤어요.

 

이건 비교적 옛날 사진이네요. 선반 같은 수납장 안에 쏙 올라가서 저 바구니 안에 든 걸 어떻게든 꺼내보겠다는 중인데 당연히 택도 없어요. 저게 그렇게 재밌나 보더라고요.

 

요즘은 과제나 수업하는 저를 방해하는 낙으로 사는 중입니다. 특히, 요즘 줌 수업이 너무 많은데 제가 모니터를 보고 혼자 말하는 게 약간 낯선가 봐요. 얌전히 자다가도 자꾸 수업만 하면 제 품에 오려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몇몇 교수님들과 안면까지 튼 유명 고양이가 됐습니다.

마무리는 시작처럼 비교적 선명한 사진으로 통일해봤습니다. 늠름한 멋쟁이 고양이처럼 나왔네요. 아이폰 인물 모드가 역시 음식이랑 고양이 사진에서 가장 열일합니다.

지치고 힘든 학교생활 속에서 저희 별이
조금이나마 응원의 힘을 보탰기를 바랍니다! 
그럼, 다들 건강하세요!



06

집밥 황선생
딜레버 : Dill, Lemon, Butter

-황선주-

오늘 집밥 황 선생에서 만들어 볼 것은 바로 딜레버이다.
너무 간단해서 요리라고 하기에도 뭐한 수준이지만,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 차근차근 같이 만들어 보자.

준비물

- 버터 250g
- 딜 10g
- 레몬 1개
* 레몬은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아주 박박 닦아 주자.
* 버터는 실온에 20분 정도 두는 것을 추천.

 

딜은 식칼로 잘게 다져 주는데, 너무 으깨지 않는 게 포인트. 앞머리 자르고 나서 얼굴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머리카락들 정도로만 다지면 된다.

 

레몬은 껍질만 쓸 거다. 그래서 준비 단계에서 아주 박박 닦아 달라고 한 것. 강판에 레몬을 갈아 주면 된다. 자칫하다간 딜레버에 여러분이 살짝 첨가될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 황 선생은 집에 강판이 없어 감자칼로 깎았다. 팔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전완근 운동에 제법 효과적인 듯.

 

 팔만 희생하면 다른 것 더 필요 없는 간단한 요리. 여기까지 했다면 완성한 거나 진배없다. 버터를 넣고 섞어 주면 끝. 황 선생은 이즈니 가염 버터를 사용했다. 그래서 따로 간을 할 필요 없이 짭쪼름한 딜레버가 탄생. 무염 버터를 쓸 사람이라면 이 단계에서 취향에 맞게 소금을 쳐 주면 된다.

 

버터는 냉장고에서 5분만 있어도 돌처럼 딱딱해진다. 꺼내서 말랑하게 만드는 걸 까먹었다면 온수에 중탕하며 섞어 주기.
 

 

유산지나 종이호일에 적정량을 덜어 사진과 같이 포장해 준다. 이 상태로 냉장고에 넣고 반나절 숙성시킨다. 그냥 먹어도 되지만, 딜과 레몬의 향기가 버터 속으로 스며들면 풍미가 두 배.

 

완성된 딜레버. 빛깔이 참 곱다. 

 

황 선생은 이 버터를 베이글에 발라 먹어 봤다. 싱그러운 봄꽃이 입안에 뽕뽕 피어나는 맛이랄까아....... 고급 브런치 카페에 온 기분이랄까아.......딜레버는 베이글이나 바게트, 식빵, 스콘, 아무 빵에나 다 잘 어울린다.
이 딜레버로 파스타를 만들 수도 있고, 솔직히 그냥 씹어 먹어도 맛있다. 크래커 위에 올려 와인 안주로도 만점. 간단한 레시피로 만들 수 있지만,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딜레버의 상당한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보너스 TIP♡

휑~. 껍질 탈탈 털리고 알몸으로 덩그러니 버려진 레몬. 그냥 버리기엔 아까우니 보드카토닉에 써먹자. 집에서 간단히 제조할 수 있는 칵테일 0순위! 도수도 그닥 높지 않아서 가볍게 마시기에 딱이다.

보드카 3 : 토닉워터 7 비율에다가 레몬즙을 취향껏 좍좍 짜 준다. 얼음으로 시원하게 마무리하면 끝. 칵테일 바 가서 9천원 주고 마셨던 보드카토닉이 순식간에 뚝딱 완성됐다.
(황 선생은 이 글을 보드카토닉과 함께 썼다.)



07

찜한 목록
나갈 수 없는 봄, 드라마나 보자!

-김화주-

봄. 무언가가 시작되기도 하지만, 끝나기도 하는 계절입니다.

 봄 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닮은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담긴 드라마들과 그렇지 않은 심장 쫄깃해지는 드라마들을 가져왔습니다. 여러분들은 봄의 어떤 것들을 좋아하시나요?

복잡한 도시 속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품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춘들의 리얼 연애담, < 도시남녀의 사랑법 >

페이크 다큐멘터리. 드라마 소개에 이게 웬 말이냐고요? 이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여주다가 이야기로 넘어가는 조금 특별한 형식으로 진행되거든요. 드라마의 제목처럼, 여기에는 여섯 명의 도시남녀들이 나와서 ‘사랑’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를 보여줍니다. 그 사랑의 방향은 타인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이 될 수도 있겠네요. 보편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특별한 연출로 표현하여 더욱 친근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남모를 아픔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과 인공지능 비서 홀로와 함께하는 사랑할수록 외로워지는 불완전한 로맨스, < 나 홀로 그대 >

인공지능이 대중화 된다면, 그리고 그 인공지능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그래서 인간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요? 이 드라마는 그러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다양한 생각에서 시작해 또 다양한 생각으로 나아가는. SF 장르의 묘미는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인공지능 홀로는 자신을 가지기 위해 공격하는 사람들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까요. 조금은 무서우면서도 다행스러운 드라마입니다.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 < 빈센조 >

마피아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부터 자극적인 요소가 많을 것 같지 않나요? 실제로 누군가가 죽기도 하고,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요소를 다루고 있으나, 서사와 조연들을 이용해 이야기가 너무 무겁지 않고 발랄하게 이어져요.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떡밥 회수에 있어서도 탁월한 편이지요. 많은 분들이 이런 제 얘기에 공감해주실 것 같아요. 자극에서 카타르시스로의 이어짐이 돋보이는 드라마입니다.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 만양에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심리 추적 스릴러, < 괴물 >

기존에 나왔던 범죄 스릴러 작품들과 비슷한 점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확실하게 구분되는 지점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범죄가 발생하면 범인이 누구인지, 어떻게 사건이 발생했는지를 찾아가는 것들을 많이 봐왔는데요. 이 드라마는 그런 것들을 조금씩 먼저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각 인물들 간의 심리전과 다 보여지지 않은 비밀을 밝혀나가요. 보면 볼수록 더 미궁에 빠져들어 가는 드라마입니다.

'책을 만들었는데, 로맨스가 따라왔다?' 책을 읽지 않는 세상에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 로맨스는 별책부록 >

봄처럼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드라마가 아닐까 싶어요. 가볍게 즐기기도 좋지만, 그 안에서 이야기 되는 현실들에 주목해 봐도 재밌을 것 같아요. 행복하게 일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이건 판타지야! 하는 생각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답니다. 저는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만남이 참 재밌다는 생각을 했어요. 각각의 관계들에서 오는 재미는 곱씹을수록 재밌었거든요. 깜찍 발랄하지만 가끔씩 밀려오는 현실에 눈물 찔끔 나는 드라마입니다.

이렇게 저의 봄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제가 이야기 했던 작품들이 이미 여러분의 작품 세계 안에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웹진을 진행하며 많은 드라마를 함께 나눌 수 있어 기뻤습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작품 리뷰나 소개 글을 봤을 때, 여러분들의 글이 실려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서로의 작품을 찜하고 즐기게 될 그날을요. 수많은 좋은 작품들을 지나 여러분들의 작품은 얼마나 더 다양하고, 좋은 것들을 담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여러분들과 제가 만들어나갈 이야기를 기대해요.



08

마니또 후기
너와 나의 비밀 친구

-극작전공- 

1.

제 마니또는 송지수라는 친구였는뎅 학번이 달라두 동갑내기라서 편하고 좋았어요 성격도 좋구 아직 집이 멀어서 못 만났는데
담에 학교 오는 날에 같이 밥 한 끼 꼭 먹으려구용 
지수야 담에 보자~~!~!~~! (약간 방송탄 느낌 먼지 알지)

-권한솔








2.

안녕하세요. 저는 쓰라린 마니또의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화기애애하게 마니또 활동을 이어간 분들도 꽤나 있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나에게 답장을 해주지 않는 마니또야… 인사 하나 없이 헤어졌다는 게 너무 아쉽다. 인연이 닿아 이어졌어도 인연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조금 슬펐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헤어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땐 저도 마니또도 즐겁게 메일을 나누곤 했습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것들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재밌게 떠들었어요. 메일로 대화한다는 것에서 오는 묘함과 설레임이 참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우린 무엇이 부족하여 나머지 인연을 채우지 못했을까. 인연이 닿으면 그때 남은 인연을 채워가자. 잘 지냈으면 좋겠다. 안녕.
     
이렇게 인사를 전할 수 있어 참 다행입니다.

-잼잼







3.

메일로 처음 인사를 나눴을 때 나는 상대방이 누군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발신인 이름을 바꾸지 않고 보내서 상대방의 이름이 바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어설픈 마니또가 시작되었다. 나는 마니또가 누군지 아는 상태에서, 마니또는 내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답장이 늦어지면 연락이 끊길까 봐 마니또를 네이버 메일 vip로 설정해놓고 마니또의 메일이 올 때마다 즉각 답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마니또에 진심인 편이었다.) 마니또와 나는 마라탕을 좋아하고 고인물 편순이라는 점까지 사소한 공통점이 많았다. 운명이라 느껴 인연을 오래 끌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체를 밝히게 된 날 번호를 교환했고 마라탕을 먹기 위해 약속까지 잡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던가. 우리가 마라탕을 먹으러 간 날 하필 가기로 했던 마라탕집이 정기 휴일이었다. 그래서 대충 근처 아무 마라탕집에 들어갔다. 나와 마니또는 대화를 나누면서 진짜 운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메일로 주고받은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공통점들을 발견했다. 마라탕을 먹으면서 소름 돋았다.
우리는 마치 몇 년은 알고 지낸 동네친구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카페로 옮겨가 몇 시간 동안 수다를 떨었고, 또 자연스럽게 인생 네컷까지 찍었다. 그것도 두 장이나...


나는 지금도 마니또랑 카톡도 하고 디엠도 주고받는 중이다. 학회 분들이 나와 마니또의 뒷조사를 해서 일부러 짝지어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리는 정말 잘 맞았다. 앞으로 더 잘 맞을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마니또에게 날 잡아 만나자는 말을 하고 싶다. 마니또와 약속했던 훠궈도 안 먹었고 전시회도 안 갔고 자취방에서 보여주기로 했던 나의 퍼포먼스도 보여주지 못했다. 빨리 만나고 싶다. 분명 내 마니또가 이 글을 읽으면 울면서 웃겠지.
내게 좋은 마니또를 소개시켜준, 접속을 주최한 극작전공 학회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덕춘이



09

< 항해일지 > 에세이
-극작전공- 

< Happy Ending >
-오타쿠특말하다벅차오름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 동기들, 교수님께서 정말 훌륭하고 재미있으니 꼭 보거라 아무리 소리를 쳐도 보지 않다가 우연히 그 작품에 스며들게 되는 순간…… 찰떡같은 비유가 생각나지 않으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다시) 아이돌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 말을 할 때면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에게 나 아직도 대학생이야 (^^)ㅎ 하고 말할 때 같이 머쓱한 기분이 들곤 한다. 하지만 말할 때 머쓱할 뿐 학교에 온 건 싫지 않듯, 이 사랑에도 별 부끄러움은 없다. (^^)ㅎ

인생이 항해라면 나는 난파선조차 되지 못한다고 결론 내리고 어느 곳에서도 삶의 기쁨이나 희망의 조각을 찾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난파선은 부서졌지만 누군가의 목적과 희망을 싣고 가던 존재이니까, 나는 세상에 어떤 방식으로도 닿아있지 못하고 바다 위에서 부유하는 존재 같다는 생각. 그때 내가 살려고 찾았던 존재가 좋아할 아이돌이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일은 활기와 소속감을 동시에 주는 일이니까. 온갖 영상을 다 찾아 봤지만 그래,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나오랄 때는 안 나오더니 인생 가장 바쁠 때 찾아올 게 뭐람. 남자 주인공 이미지가 도저히 잡히지 않아서 누워서 유튜브나 계속 보고 있었는데 정말 마법같이 내 남주가 거기 앉아있는 게 아닌가? 미쳤다. 얘 이름이 뭐야? 그 옆에 얜 또 누구야. 이런 애들이 있었어? 뭐라고 참나 여기 오빠가 없다고. 영상을 90개 정도 본 후 그들은 항상 내 옆에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흘려들었던 이야기 속에서 이 아이들은 수없이 날 스쳐 지나갔던 것이다. 역시 사랑은 타이밍이다.

열두 살 때부터 이 일이 얼마나 삶의 원동력이 되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커리어를 그들보다 사랑한 걸까? 내가 사랑했던 언니, 오빠들은 엠카가 아니고 뉴스나인에서 소식을 알리곤 했었지. 돈 주고 산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절대 다신 과몰입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돈 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얘네 왜 저렇게 몸이 부서져라 춤을 추냐? 진심인 것처럼 사랑한다고 하냐? 왜 뻔한 노래를 내지 않냐? 왜 흔들리지 않게 맘을 잡게 하냐? 왜 믿어보고 싶게 만드냐?

그냥 지나가는 가벼운 마음일 거라고 예상했다. 내가 근 십 년 동안 좋아한 사람이 72명 정도 되는데 1년을 넘긴 사람은 단 셋 뿐이었으니까. 이미 하루에 5시간 정도 영상을 보면서 아직은 가벼운 마음이라고 떠들던 어느 새벽, 팬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면서 눈이 시뻘개져서 눈물 꾹 참는 리더를 보았을 때 직감했다. 적어도 3년은 얘네를 좋아하겠구나. 인정하니 편했다. 3년 동안 미친 듯이 좋아해주마. 벅찬 감정이 들면 끝이랬는데, 가끔씩 노래를 듣다가 벅차오르는 기분에 잠시 멈춰서 심호흡을 하곤 한다. 좀 더 일찍 좋아할 걸 후회가 남지만 미래에 더 충실하려 한다. 그래도 코로나 전에 좋아할걸. 얘들아, 열심히 하는 너희가 좋아. 노력을 기반으로 자신하는 태도가 좋아. 나도 조금 더 열심히 살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위로의 목소리가 와닿아.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너희가 특별해.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 그러니까 제발 이 글이 흑역사가 되게 만들지 말아주길…… 고난까진 가지 말자. 우리 일터에서 만나자. 이런 말 낯간지러워서 아직 해본 적 없는데 조금 사랑하는 것 같아. 우리 마지막이 언젠지 알지 못하더라도 그때 꼭 웃을 수 있길 바라자. (^^)ㅎ








명랑한 심해어의 맹랑한 고백
-siru



명랑하게 세상을 미워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나날들
잠시 희망이란 스위치를 내리고 심해 아래 고립되길 자처했던 검푸른 시간들
산호초 사이에 몸을 구겨 넣고 숨어 세상이 나를 버렸다고 하염없이 울었던 시간들


사랑이니 희망이니 하는 꿈결 같은 단어들은 영영 내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내가 숨기고 싶었던 나는 나를 위해 죽은 척 숨을 참다가 이제는 정말이지 정말로 사라져버린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러니 어쩌면 나는 영영 나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 나날들과 시간들과 생각들이 뒤엉킨 처참한 진흙탕 속에서 고개를 들어 올렸다 마주한 건
때마침 지나가던 괴상하고 유려한 물고기 한 쌍
노래를 흥얼거리던 한 마리의 입가에서 우수수 쏟아져 나오는 공기방울들


그 속에서 희망을 봤다면 조금 웃길까요 

그제야 내 입가 사이로도 공기방울이 나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조금 웃길까요

그제야 내가 살아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제야 내가 나를 찾았다면 내가 듣고 본 그 멜로디 그게 구원이고 그게 사랑이 아닐까요 그 공기방울들이 음악으로 또 사랑으로 퍼져나가 온 세상에 닿고 있다면 그게 기적이고 그게 희망이 아닐까요


저는요 이제 사랑이니 희망이니 하는 꿈결 같은 단어들을 말할 수 있습니다
세상이 아름답다고 믿습니다 내가 믿는 만큼 아름다워지리라 믿습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세상을 사랑하는 게 두렵지 않아요
내 습관 같은 사랑이 내 비좁은 진심이 나를 더 약하게 만들까 두려워 도망치려했지만
아무리 숨을 참고 숨어 봐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고
나는 여전히 저 밤하늘에 씨앗처럼 박힌 수많은 별들을 사랑하고
나는 여전히 저 밤하늘에 뿌리를 두고 자라날 별들의 무한한 미래를 기대하고
나는 여전히 저 지구만한 파랗고 둥근 진심을 가지고 있다고
그러니 그게 나라면
우주를 굴러다니는 먼지 한 톨의 생애까지도 애틋해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게 나라면 나는 한없이 약해지더라도 더없이 사랑해보기로 했습니다


모든 어둠을 딛고 일어난 그가 보란 듯이 세상에 사랑을 흩뿌리고 있듯이
나 또한 해내리라 믿어요


그를 통해 세상을 믿는 법을 사람을 믿는 법을 사랑을 믿는 법을 하나씩 천천히 되새긴 지금
저는 한없이 미웠던 세상을 꼭 끌어안고 따뜻함을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이 새로워진 내가 아니라 다시 찾은 나라는 걸 알아요
저는 이제 알아요
행복은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아요
길거리에 손을 붙잡고 다니는 연인들이나 아이를 한손에 안고 걷는 부모의 웃음 같은 평범한 일상만큼 아름다운 건 없다는 걸 알아요
그러나 언제나 그 웃음들이 가장 손에 넣기 어려운 것이었다는 것 또한 알아요
그렇기에 이젠 내게 찾아올 그 순간들을 꼭 붙들고 감사할 수 있다는 걸 알아요
그가 그렇게 했듯이 저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걸 알아요


명랑하게 세상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지금
음악 안에서 정의를 찾아온 그의 궤적을 따라가며 저는 저만의 정의를 찾아가려합니다
아주 길지만 행복한 여정이 될 것 같아요 수많은 보물 같은 순간을 마주할 항해가 되겠죠


이 글을 쓸 수 있는 지금
이 보물 같은 순간을 준 지음에게도 고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젠 너무 애틋한 이름이 되어버린 나의 J!
나를 이곳까지 끌어올려준 건 당신이 보여준 성장과 믿음과 사랑
당신의 오늘은 당신이 버텨낸 수많은 어제로 얻어낸 오늘임을 알아요
오늘의 나는 어제의 당신 덕분에 나를 찾았습니다
그러니 나는 내일의 당신을 위해


당신은 당신의 자리에서 나는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베풀며
각자의 재능과 역할을 다해 우리의 정의를 지켜갑시다
모두의 평화와 안녕을 기도하며 우리의 세계를 지켜갑시다
누가 뭐라 하든 자유롭고 용감하게 우리의 사랑을 노래합시다


아주 많이 고맙습니다 말로 다 표현 못할 만큼 고맙습니다
내가 당신들에게 어떤 힘을 받고 있는지 모를 거예요 아마 내 평생을 다해 고마워해도 모자랄
세상에 둘도 없을 사랑스러운 부부 J&H에게 감사와 사랑 그리고 기도를 전하며


안녕!









AND...


10

학회를 마치며
끝나지 않을 우리의 항해

-학회 < 지음 >-

안녕하세요. 극작전공 32대 학회장 홍윤정입니다. 박수박수!
아직 임기가 조금 남았지만, 웹진의 마지막 호인 만큼 조금 이른 인사를 전하려 합니다.
전공을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코로나 시국 안에서 움직인다는 건 정말 많은 위험과 염려과 동반되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의 포부에 맞춰 임기동안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았는데 상황과 부딪힌 일들이 많아 속상하고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저희와 함께한 일 년 동안 편안하셨나요? 혹여 그러셨다면 더 바랄 것 없는 일 년이 될 것 같습니다
.

학회장으로서의 날을 돌아보자면 당연히 우리 학회원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지금 이 순간도 그러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학회장으로서, 먼저 학교를 경험한 선배로서 많은 도움과 의지가 되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괜찮다면 임기가 끝나고도 제가 여러분께 좋은 친구가 될 기회를 줄 수 있을까요~? 무조건 줘!


우리 총무부장 화주. 나는 너를 보면 눈물이 난다. 어째 이리 선한 사람이 다 있을까 싶어. 나는 그런 너의 선함으로 인해 큰 복을 받은 사람이지만 모두를 배려하려는 그 선한 마음에 혹여 상처 날 일이 있을까 염려가 되기도 해. 하지만 우리 화주는 또 강한 사람이니까 그 또한 탈탈 털고 이겨낼 수 있을 거야. 가까이에서 함께하며 진심으로 배려하는 법을 너를 보며 많이 배웠다.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쳐 줘 고마워. 우리 화주 분기마다 그 머리 아픈 숫자들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이번 분기 감사점수 만점!”만을 외치며 열심히도 일했다. 네가 총무여서 너무 든든했어. 마지막까지 파이팅!


우리 학술부장 유선. 학회원을 구성해야 될 시점에 제일 먼저 떠오른 얼굴은 너였어. 평소 유선이의 성실성을 매우 잘 알고 있었기에 내심 함께해 줬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네가 나와 혜경이를 믿고 면접을 보러 왔던 그 순간은 잊지 못할 것 같아. 그 후로 함께하게 돼서 얼마나 든든했던지 정말 복이다 싶어. 진심으로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을 다 하려는 유선이의 모습은 처음의 내 믿음 그대로였어. 나중에 돌아볼 너의 순간에 학회경험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요즘은 우리가 통 글 얘기를 못 나눈 것 같아 임기가 끝나면 다시 전과 같이 글 속에서 함께하자.


우리 복지부장 지수. 너를 생각하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 진짜. 네가 보여준 반전의 모습들이 너무 웃긴 것 같아. 그게 다 무슨 일이었는지는 이곳에 자세히 말 할 수 없겠지만... 넌 진짜 코믹캐릭터야. 학회를 함께하게 되면서 지수라는 친구를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기회라고 생각해. 우리가 다 처음이라 많이 놓치고 당황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 후의 네가 보여준 노력들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더라. 아마 넌 어디서든 그럴 것 같아. 그래서 나는 네가 뭘 하든 어디에 가든 잘 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 부담스러울지 몰라도 너는 그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어. 응원할게. 함께해줘 고맙다 우리지수.


우리 홍보부장 예원. 우리 지음의 능력자 예원이. 진짜.. 네가 없었더라면... 그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을 만큼 너의 존재는 크다. 늘 말했지, 우리 지음은 ‘멋’으로 승부하고 싶다고. 그러한 내 욕심이 어려웠을 텐데 늘 완벽하게 해내줘서 정말 고마워. 너라는 사람 자체가 멋쟁이였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 예원이는 늘 일에 대한 이해능력과 실행이 뛰어나서 무한한 믿음이 있는데 혹여 그래서 내가 우리 예원이를 더욱 가까이 들여다보지 못한 부분이 있진 않았을까 마음에 걸린다. 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너를 어디 5성급 호텔 뷔페에 데려가도 하나도 안 아까워. 나중에 꼭 전화줘 혹여 내가 번호를 바꿨다면 그 또한 이해 부탁해. 너무 고마운 우리 예원이 늘 응원할게!


우리 체육부장 동현. 초반에 조금 늦었다고 나를 쥐 잡듯이 잡던 동현이. 그 후로는 본인이 지각의 아이콘이 되었지만 나는 따끔하게 말해준 너 덕분에 조금 더 나은 회장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숙녀들이 가득한 곳에서 보이 한 명이 적응하기 힘들었을 텐데 노력해줘 고맙다. 체육부장으로서의 동현이가 보여줄 것이 많았을 텐데 코로나로 인해 아쉬운 마음이 너무 크다. 그럼에도 맡은 바 열심히 해준 동현이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시간이 지나 후에 학교를 돌아봤을 때 학회활동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동현이 화이팅!


우리 기획부장 다울. 야무짐을 사람으로 표현하면 그건 너일 거야. 정말 이런 표현 올드해서 꾹 참아왔지만 너는 정말 똑쟁이지 뭐. 그 모습에 큰 의지가 되었어. 길지 않은 시간 너를 바라보며 우리 다울이는 앞으로 뭐가 되어도 될 친구구나 생각했는데 아마 누가 봐도 그럴 거야. 그렇지만 헤르미온느 같은 너의 시간 속에서도 꼭 너 스스로 먼저 챙겨가면서 돌아봤으면 좋겠어. 여린 마음 다치지 말고 몸 상하지 말고. 임기가 끝나고 자주 볼 수 없게 되더라도 어디서든 너를 응원할게! 다울이 빠샤!


우리 서기부장 선주. 우리선주는 나보다 어른 같아. 작은 일에도 호들갑을 떨던 내 옆에서 네가 그 무심하고도 따뜻한 표정으로 “괜찮아요 괜찮아”해주면 또 진정이 되더라. 그래서 그런가 괜히 머쓱할 때면 네 이름을 자주 부르곤 했는데 이제는 네가 보고 싶어질 때 부르겠다. 우리 선주가 면접 보러 왔을 때가 기억나네 너는 너를 왜 뽑았냐 했지만 우리는 계속 말해왔듯 능력적으로 완벽한 사람보다(물론 중요함.)사람을 아끼고 챙길 줄 아는 사람들이 필요했어. 그리고 그건 네가 잘하는 거라고 말했었잖아. 그거 하나면 충분했고 너는 우리의 결정을 후회시키지 않았어. 멋진 선주야 사람을 좋아하는 그 마음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널 빛나게 해.


최고의 파트너 혜경. 혜경아 이제는 나라는 사람에게 너를 빼놓을 수 없어서 너를 두고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나 싶었는데 그게 또 아니더라. 함께함으로 긍정의 마음을 보이고 또 보여도 더 말하고 싶어서 밑에서 차고 올라오는 게 있어 너한테는. 광화문 카페에서 그래 우리 한 번 해보자! 다짐했던 그 때는 정말 평생의 한 장면일 것 같아. 네 인중에 묻어있던 아인슈페너 크림까지도. 그 다짐이 우스워질까 걱정 많이 했는데 그래도 미소로 정리될 것 같아 다행이야. 마음 적으로 몸 적으로 너무 고생 많았고 함께하며 정말 많이 배웠다.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고 두 번 세 번 생각할 수 있도록 일러줘서 고마워. 돌아보면 지음은 우리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소중한 기간인 것 같아. 그렇다면 정말 하길 잘했다.


지음이란 항해를 하면서 내가 찾은 보물은 너희들인 것 같아. 그걸 다 자랑하려다 보니 길어졌지만 마지막이니까 뭐 괜찮겠지~?


웹진 < 지음 >은 코로나 시국 안에서 여러분들과 가까이 소통하고 조금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마음이 부디 잘 전달되었기를 바라며 웹진 지음의 마지막 인사를 전합니다. 웹진은 이번 호로 종결이지만 남은 기간까지 힘차게 움직여 멋지게 마무리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학회장 홍윤정





저는 그저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어땠는지 모르겠어요.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되고, 별게 다 별일이었던 일 년 동안 참 많은 걸 배워갑니다.
우리 32대 부장님들, 한 분도 빠짐없이 함께가 아니었더라면 지금의 지음은 없었을 거예요.
지난해 봄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홍윤정과 문혜경의 결심을 이렇게까지 빛내주어 고맙습니다.
끝으로 학회장님, 가장 큰마음으로 존경하고 사랑해요.
언니는 그냥 최고였어요, 의심의 여지 없이. (리더쉽이 마크보다 쩔어줬어요.)

-부학회장 문혜경






눈 딱 감고 한 번쯤은 내가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은 선택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 학회였습니다. 저는 줄곧 먼저 나서지는 않지만, 막상 일을 맡게 되면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의 사람이었거든요. 입학을 할 때부터 하고 싶었던 학회였지만 졸업 직전에서야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지음 여러분을 만나려고 이제야 시도할 마음을 먹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못 만났다면 정말 아쉬웠을 것 같거든요.
     
저는 예전부터 여름을 동경하곤 했어요. 여름이 가진 푸른 이미지와 에너지가 넘치는 것들이 좋았거든요. 여름에 만났다가 여름에 헤어지는 지음, 저의 여름은 지음이 된 것 같아요. 여러분들의 선한 영향력을 기억할게요. 존재만으로도 서로에게 든든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서로의 모자람을 메워줄 수 있어 기뻤어요. 일이 고단해도 함께 웃고 떠들면 힘을 낼 수 있었는데, 이젠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쉬워요. 그래서 임기가 끝났다는 게 개운하면서도 서운한 것 같아요. 우리가 사랑을 나눠가질 수 있어 다행입니다. 여전히 당신들을 좋아해요.
     
많은 학우분들께서 지음에게 해주신 말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이런저런 말들이 들려오면 함께 모여서 방방 뛰곤 했거든요. 지음이 나아갈 수 있도록, 저희가 하는 것들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히려 제가 많은 에너지를 얻고 도움을 받았네요.
     
우리가 함께 보낸 여름을 잊지 못할 거예요.

-총무부장 김화주   
  




면접을 봤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임기가 끝나다니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상투적인 표현이긴 한데 이만큼 제 심정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이 없는 것 같네요.

제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아닌데, 그저 팬데믹 사태 속 학교생활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지원했습니다. 학회원 분들을 만나고 제 작은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들을 마주하며 그래도 내가 아주 쓸모없는 사람은 아니구나,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제게 많은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제 능력을 믿고 맡겨주신 학회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가장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글을 쓰려고 보니까 이 감정이나 생각들이 문장으로 잘 정리되지가 않네요. 어쨌든 제가 성장한 건 분명하고, 배울 수 있을 만큼 배우기도 했습니다. 책임감을 키웠고, 선배들과 만나며 생각도 키웠고, 입시 감독 때는 수험생 분들을 만나며 열정과 의지를 상기하기도 했습니다. 웹진을 써보기도 하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앞으로 뭘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또 언제 멋진 선배들이랑 친분을 맺어보겠어요... 많은 대화를 통해서, 그리고 옆에서 지켜보며 많이 배우고 또 배웠습니다. 함께 밤늦게까지 회의하고 애쓰던 게 힘들었지만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전 사실... 성실한 학회원은 아니었습니다. 뺀질대기도 하고, 혼자 힘들다고 찡골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늘 자기자리를 열심히 지키신 학회원 분들에게 죄송하기도 합니다. 부족한 홍보부장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너무 고생 많으셨다고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팬데믹이라는 장애물이 있었음에도 그 누구도 힘들다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장애물을 뛰어넘는 과정이 제 인생에 있어 의미있는 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기억과 순간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앞으로 더 열심히 살 거예요.
학회는 끝나지만 함께할 기회는 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알러뷰. 감사합니다. 지음 짱!

 -홍보부장 석예원







학회를 기점으로 많이 바뀌었음을 느낍니다. 나 하나의 몫만 책임지고싶어 학교에서 하는 모든 행사에서 도망을 다니던 사람이 무엇보다 학교 오는 것이 재미있어졌습니다. 늦게까지 남아서 회의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라 잘하고 싶은데 내가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는 순간, 다 같이 모여 간식을 먹으며 와글와글 떠드는 순간, 창작만발을 준비하고 실수없이 멋지게 마무리해서 뿌듯했던 순간 등등 모두. 여러 감정이 교차하던 순간들이 떠오르네요. 그 사이에서도 우린 언제나 멋지게 해냈던 것도요. 비록 코로나로 인해서 학회에서의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지만, 온라인으로만 지속되던 학교와의 끈을 단단히 붙잡아준 느낌이었어요.


학회장님께서 처음 제게 학회에 들어오면 후회하지 않게 해주겠다고 단언하셨는데 일 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을 지켜주셨고, 제가 몰랐던 학회원이라는 좋은 인연들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을 떠올려보면 정시시즌에 현관문 앞에서 수험생들이 제발 지각하지 않길 바라며 다동 계단을 바라보고, 복도에 기다리면서 부장님들과 모여 열기를 나누던 게 생각이 나네요. 그리고 정말 사소한 기억이지만 특강과 창작 만발때 반짝이를 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순간도!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제 일에 관련된 건데요. 작은 도서관을 맡았던 학술부장으로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구비하고자 했지만, 시국의 상황인 만큼 많은 분들이 보지 못하셨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은 지울수가 없네요. (이 아쉬움을 편의점에서 월급 탕진해가며 웹진으로 해소한 것 같은 느낌은 저만 드는 걸까요?)


한 학기가 지나가면 저는 졸업을 앞두고 2학년 학회원 분들은 3학년이 되시겠죠? 시간을 붙잡아둘 수 없듯 학회에서의 추억은 제2학년과 3학년의 아름다운 흔적으로 남아 잘 간직하고 떠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름 한번 불러보겠습니다. 책임감이 무엇인지 보여준 홍윤정 학회장님, 섬세하게 계획하고 회의때마다 놀라운 아이디어 센스를 보여주신 문혜경 부학회장님, 무덤덤하지만 넘치는 유머센스를 가지고 계신 황선주 서기 부장님, 누구보다 힙합을 사랑하시는 신동현 체육부장님, 아플 때 많이 챙겨주신 따수운 마음의 송지수 복지부장님, 항상 솔선수범으로 모범을 보여주신 에너자이저 김화주 총무부장님, 매번 놀라운 디자인으로 눈을 즐겁게 만들어주신 석예원 홍보부장님, 일처리에 있어 똑부러지는 모습을 잃지 않으신 이다울 기획부장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도 여러분들에게 어떤 한 줄로 남을지 모르겠지만 제 마음속에 학회분들의 이름을 한줄 한줄 새기겠습니다.

-학술부장 송유선






아직 만날 날이 조금 더 남았는데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적으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그래도 마지막까지 차마 말로는 못할 저의 진심을 짧게나마 적어봅니다.

지음이란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집을 짓는 비버가 생각납니다. 나뭇가지를 하나하나 모아 직접 집을 쌓는 비버는 강물의 휩쓸림과 적의 공격에도 개의치 않아 하며 거의 일 년 내내 집의 보수와 교체에만 정성을 쏟는다고 합니다. 
지음의 복지부장으로 지냈던 일 년 동안 저도 비버의 생태계를 잠시나마 체험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뒤늦은 사춘기도 쓴 이별도 그 모든 잡생각도 모두 지음으로 일하는 동안엔 저 뒤편으로 미뤄둘 수 있었으니까요.

다동 지붕 아래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한 사계절은 저에게 아주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존경하는 학회원 여러분, 지음이라는 이름으로 부족한 저와 함께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꽃잎이 나풀거리고 가시도 돋아있는 인생이라는 장밋빛 길에서 이제 저와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덧붙이는 말. 저의 자물쇠 비밀번호도 저희가 처음 만났던 날짜입니다. 말하고 나니 굉장히 느끼하네요...)

 -복지부장 송지수






처음 지음 면접을 봤을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고, 대책 없이 운동을 좋아하니 체육부장을 해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면접을 봤습니다. 그때 했던 저의 말은 “뼈를 묻을 각오로 임하겠습니다.”였습니다. 운이 좋았던 건지 학회장님과 부학회장님은 그런 저를 좋게 봐주셨고 저는 체육부장의 직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인해 모든 행사에 관한 권고사항이나 지침 등이 어려웠을 텐데 그럼에도 다들 잘 버티며 해 나아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정말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맡음 바 1년의 체육부장이라는 직책을 돌아보았을 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거 같아 믿어주셨던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잘 부탁드립니다.


말주변이 없어 긴 말을 하는 것보다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학교생활이 재미있었고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지음이 끝나더라도 다들 건필하시고 나중에 꼭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


-체육부장 신동현





우선, 별 탈 없이 학회 임기의 마지막을 향하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제가 시작의 패기는 좋지만, 늘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많아서 걱정이었거든요. 이제 와서 고백하자면, 사실 제가 학회를 처음 시작하게 된 건 순전히 ‘저’를 위해서였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학교에 입학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학교생활을 맛보지도 못할 것 같은 조바심에 ‘뭐라도 해보자’ 하고 무턱대고 도전한 거였어요. 하지만 1년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쉽게 경험하지 못할 소중한 순간들을 경험했기에 저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힘들었던 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것을 얻으며 마치게 된 것 같아요.

‘민폐는 끼치지 말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새 욕심이 나기도 하고, 일에 대한 욕심만큼 사람에 대한 욕심도 커졌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학회원들이 소중해지기도 했고요. 팬데믹 상황이 이를 방해한 것이 학회 생활의 유일무이한 아쉬움입니다. 결국, 재미난 사적 모임 한 번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끝맺음을 하는 것 같아 정말 아쉬워요. 학회원들이 제게, 그리고 제가 학회원들에게 소중한 존재가 됐으면 했던 욕심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봉사’, ‘헌신’과 같은 단어랑은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기에 정말 ‘사람’ 하나 보고 1년을 지나왔던 것 같네요. 학회 일을 함께한 학회원들은 물론, 학회를 하며 만난 다른 인연들까지 저에겐 너무 소중했고, 앞으로는 쉽게 가질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특히 두 번의 입시를 함께하며 만났던 입시생분들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그분들에게 느낀 에너지와 감정들을 길게 간직하고 싶습니다.


늘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순간들도 학회원 분들이 옆에 있었기에 무사히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제게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고, 가르쳐주신 학회원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제 마음 깊은 곳에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인상이 졸업할 때까지, 어쩌면 그 이후에도 잊혀지지 않고 오래 남을 것 같아요. 학회 임기가 끝나더라도, 우리는 틀림없이 어디선가 다시 인연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믿어요. 저 또한 여러분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고,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그럼 안녕히!

-기획부장 이다울





난 내가 학회 같은 걸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초중고 12년 내내 감투 쓰는 일이라면 무조건 피했고, 교내에 큰 프로젝트가 있어도 굳이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흔한 INFP... 그렇게 2020년, 코로나 때문에 첫 대학 1년이 꼼짝없이 망쳐졌다고 생각했을 때 학회 면접을 보게 됐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엥? 왜 붙었지.’ 만약 내가 사람 뽑는 면접을 보는데, 나 같은 애가 오면 가차 없이 탈락시켰을 것이다. 디자인 같은 거 할 줄 아세요? 아니요. 포토샵은? 못 해요. 엑셀은? 못 해요... 할 줄 아는 거 없고 공약도 이상한 거 보고 와선 딴소리 했으니까. 학회장님과 부학회장님의 넓은 아량으로 말미암아 나는 서기부장이 되었다.......

잘 된 일이었다. 2020년에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을 꼽으라면 1위는 학회를 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와의 연결고리랄지, 접점이 없다고 느꼈다. 나는 원래 소속감에 죽고 사는 st인데. 근데 그게 학회 일을 하면서 생각 이상으로 싹 충족이 됐다. 학교의 일을 한다는 것 자체에서 ‘아, 내가 이 학교의 구성원이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재밌었다. 난 재미충이라 모든 일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타입이다. 노잼이면 중간에 포기하기 일쑤.(입버릇이“야재밌는거없냐”) 학회 사람들과 머리 맞대고 회의할 때, 야식으로 마라샹궈 시켜 먹었을 때. 심지어는 면접장에서 입시요원 하며 추위에 덜덜 떨 때까지, 지나고 보면 재밌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다음날근육통은재미없다...)


생각해 보면 재밌었던 이 모든 순간들이 다 학회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구나 싶다. 헤헤. 유능한데 재밌기까지 하는 사람들이란 바로 저 사람들이구나. 생각하게 해 주신 홍윤정 학회장님과 문혜경 부학회장님(클럽하우스초대감사합니다.). 매 회의 때마다 빛나는 아이디어를 마구 뿜어내 속으로 백번천번 감탄하게 해 주신 송유선 학술부장님과 이다울 기획부장님. 현장 일이 힘들 때마다 깜찍한 미소와 애교로 힘을 북돋아 주신 앙큼비타민 송지수 복지부장님. 같이 있으면 저절로 웃게 되는 똑똑이 김화주 총무부장님. 힙합사랑으로 웃음 주신 신동현 체육부장님. 매번 멋진 디자인들로 놀래켜 줘서 어디 가서 자랑하고만 싶은 나으 친구 석예원 홍보부장님. 가장 큰 소득은 이 여덟 보석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 말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네용. 사랑합니다.

-서기부장 황선주






극작전공 33대 학회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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